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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김연아, "이름만 올림픽이지 똑같은 대회예요"

은반 위에서의 우아한 모습과는 달리 대학 새내기다운 발랄한 모습이었다. 청바지에 검은색 면 트레이닝 상의를 걸친, 캐주얼한 차림으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김연아는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온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은 '피겨퀸' 김연아(19,고려대)가 돌아왔다.

세계피겨선수권 우승 직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날아온 김연아는 열시간여에 걸친 장시간 비행에도 불구하고 피로한 기색이 전혀 없어 보였다.

31일 오후 6시께 백여명 취재진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김연아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잘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는데 그래도 '혹시나'하는 불안감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연습한 만큼 보여줬고 점수도 좋았고, 좋은 상 받아 너무너무 뜻깊은 대회였다. 올림픽 전에 좋은 연습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삼수 끝에 월드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데 대한 소감도 더했다. "월드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은 모든 선수들이 가장 이루고 싶어하는 꿈"이라고 입을 뗀 김연아는 "지난 2년 동안 문제(부상)가 있었고, 동메달에 획득한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할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너무 좋은 상황에서 좋은 연기한 것 같아 만족감이 크다"며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 목표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나에게 잘 맞는 프로그램을 선곡해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김연아는 "올림픽이라 특별하게 준비한다기 보다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처럼, 이 상태를 잘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 이름만 올림픽이지 똑같은 대회"라며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을 갖기 보다는 세계선수권을 준비했듯이 착실히 다음 시즌을 준비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곧바로 경기도 군포 집으로 이동한 김연아는 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축구 최종예선 5차전을 관전할 예정이며, 오는 5월10일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출국할 때까지 40여일간 국내에서 휴식과 훈련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연아는 지난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센터에서 열린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6.12점을 받아 세계기록을 갈아치운데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 131.59점을 받아 합산 207.71점으로 사상 첫 200점을 돌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이하는 김연아 기자회견 일문일답)

-세계선수권 우승 소감은.

▲그 어느 때보다 잘하고 싶었고 대회를 준비하면서 잘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연습한 만큼 보여줬다. 점수도 좋았고 좋은 상을 받아 너무너무 뜻깊었다. 올림픽 전에 좋은 연습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까지의 원동력은.

▲선수 생활을 되돌아 본다면 주니어 시절부터 차근차근 올라온 것이 원동력인 것 같다. 조금씩 쌓아온 실력들로 지금의 내가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시니어 데뷔 이후 많이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준 코치진들의 도움이 컸다. 코치진이 모두 캐나다분들인데, 내가 다른 나라 선수인데도 불구하고 많이 신경써 주셨다. 큰 힘을 얻게 된 것 같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후 연기자로 데뷔해 보는 것은 어떤가.

▲지금까지 피겨를 해왔고 가장 잘 하는 것 역시 피겨이기 때문에 선수 생활이 아니더라도 아이스쇼 쪽으로 활동할 것 같다. 다른 것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 없다. 프로 선수로 활동하고 싶다


-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나왔는데 어떤 느낌인가.

▲오랫동안 캐나다에서 훈련하다 보니까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한국에 와서 (인기를) 느낄 수 있었다.


-월드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돌아왔는데 어떤 기분인가.

▲월드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은 모든 선수들이 가장 이루고 싶어하는 꿈이다. 지난 2년 동안 문제(부상)가 있었고, 동메달에 획득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너무 좋은 상황에서 좋은 연기한 것 같아 타이틀 뿐만 아니라 연기에 대한 만족감이 컸다. 좋은 성적을 다음 시즌 올림픽까지 잘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김연아 선수의 선전에 온 국민이 기뻐했는데.

▲경기를 치를 때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을 얻었다. 감사드린다. 다음 시즌이 올림픽 시즌인 만큼 더 많이 응원해주신다면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토론토에서 훈련 하느라 한국에 많이 못와서 가족들을 많이 못 보는데 이번 기회에 짧지만,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한국에서 쉬면서 하고 싶은 일은.

▲친구들 얼굴도 잘 못보고 해서 한국이 그리웠다. 시즌이 끝나니까 마음이 편하다. 마음 적으로 여유가 생긴 만큼 친구들도 많이 만나 즐거운 시간 보내고 갔으면 한다.


-1일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남북전을 직접 응원한다던데. 이후 계획은.


▲응원하는 입장이 아니어서 응원을 한번 해보고 싶어 가기로 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에는 휴식을 충분히 취해주고 훈련도 좀 해야 할 것 같고, 4월말에 있을 아이스쇼 준비도 해야 할 것 같다.


-먼 얘기지만, 2세가 생긴다면 피겨를 시킬 생각이 있나.

▲내가 해봤기 때문에 어려움과 고통을 잘 알아서 나로 끝낼 것 같다.


-피겨를 배우려는 유망주들에게.


예전보다 피겨를 시작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고, 기량도 좋은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그랬듯이 목표를 갖고 포기없이 열심히 했으면 한다. 선수들을 위한 링크장이 없어 나 역시 토론토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선수들을 위한 시설도 생겼으면 좋겠다.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각오는.


▲이번 대회에서 조금의 실수가 있었다. 경기 전에 한번 더 점검 못했던 것이 아쉬웠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실수 없도록 하겠다. 가지고 있는 실력을 실수 없이 발휘하는 게 목표다. 다음 시즌 나에게 잘 맞는 프로그램을 선곡하고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올림픽이라 특별하게 준비한다기 보다 지금까지 잘 해왔기 때문에 잘 유지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 이름만 올림픽이지 같은 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