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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용과 디워의 용,그리고 진중권의 용

루마니아에 실제 용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화제다. 작년에 다큐 전문채널인 ‘디스커버리’가 특집으로 용의 실체를 추적하여 방영했는데 동유럽 루마니아의 산 정상 얼음동굴에서 냉동상태로 완벽하게 보존된 용의 사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용의 사체는 1450년대 무렵 루마니아에 마지막으로 생존했던 용으로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커다란 날개가 있었으며, 무서운 발톱과 입으로 불을 뿜어낼 수 있는 생리적 구조를 지니고 있었음이 연구진에 의하여 밝혀졌다고 한다.

산 아래 마을에 내려와 가축들을 물어가는 피해를 준 듯한데 중세의 용감한 기사들이 창과 칼을 들고 용이 사는 동굴로 들어가 용과 일대 접전을 벌이다가 용도 죽고 기사들도 여러 명이 불에 타 죽은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것. 전설이나 설화에 나오는 용이 상상의 동물이 아니라, 15세기 중반까지 현실세계에 실제로 존재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이 조작되었다는 설도 있어 이같은 보도에 대한 자세한 검증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이 시점에서 용이 화제가 되는 것 자체가 우리와 무관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용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이번에 논란의 대상이 된 심형래감독의 '디워'는 우리생활 한 복판에 들어온 용의 실체를 드러내주었는데 여기서 용에 대한 동서양의 시각차가 극명함을 다시 한번 느낄수 있다.

서양의 용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괴수로써 퇴치해야 할 대상이었다면 동양의 용은 신비로운 은혜의 용이다. 불가사의한 과정을 통해 인간세계의 시름을 달래주기도 하고 또 염원을 비는 대상이었던 동양의 용은 그래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기계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의 역할도 대행한 것이다.

'디워'의 용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어 못 마땅한 진중권의 비평도 용을 퇴치의 대상으로 여긴 서양적 전통을 공부하고 온데서 기인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황당하게 웃겨서 볼 수 있는 공상과학영화는 아무래도 심형래 감독의 전매특허가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