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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선 흉기저항…해경 1명 사망

불법조업 단속중 실종…18시간만에 주검으로

'뺑소니 어민들' 붙잡아 타살 가능성 등 조사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검문하다가 선원들이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저항하는 과정에서 실종된 해경 경찰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26일 "오후 1시10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해상에서 전날 실종된 박모(48) 경사가 숨진 채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앞서 목포해경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홍도 서쪽 200여km 지점에서 해경의 검문에 불응하고 도주했던 중국 어선을 나포해 선원 11명을 압송했다.

■ 사건 경위

목포해경 3천t급 3003함(함장 김보수)은 25일 저녁 7시40분께 한국 쪽 배타적 경제수역(EEZ) 인근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 70㎞ 해상에서 정체불명의 중국 어선 두 척을 발견하고 검문을 시도했다. 해경은 사고 당시 함정에 싣고 다니는 고속 단정(리브 보트) 두 척에 경찰관 17명을 나눠 태우고 중국 어선에 접근했다.

하지만 박아무개(48) 경사와 이아무개 순경 등 3명이 가스총을 소지한 채 중국 어선에 오르려는 순간, 중국 선원들은 삽과 쇠파이프 등으로 극렬히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 경사는 바다로 추락해 실종됐고, 이 순경 등 두 명은 해경 보트 안으로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해경은 사고가 난 바다 인근에서 실종 18시간여 만에 박 경사의 주검을 발견했다. 목포해경은 박 경사가 구명 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춰 타살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숨진 박 경사는 전북 김제 출신으로 1990년 5월 해경에 입문해 주로 경비함에서 근무했으며, 올해 2월 3003함으로 옮겼다. 박 경사는 지난 21일 경비함에 승선해 28일 귀가할 예정이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아무개(45)씨와 고교 1년(16), 초등 4년(10)에 재학 중인 자녀 2명을 뒀다. 목포 해경은 "무허가로 조업을 하다가 나포되면 수천만원의 벌금을 물기 때문에 검문에 극렬하게 저항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중국 어선과 목숨 건 전쟁"

해경 경비함은 불법 조업 중국 어선들과 때때로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인다. 중국 불법 어선 나포 건수는 2006년 522척(벌금 54억원), 2007년 494척(벌금 48억원), 올 8월 말 159척(벌금 20억원) 등으로 점차 줄고 있지만, 일부 불법 중국 어선들의 폭력이 점차 흉포화하고 있다. 지난 5월26일 새벽 4시께 제주 서귀포 남서쪽에서 460㎞ 떨어진 동중국 해상에서 서귀포 선적 어선 세광호(29t) 선장 등 2명이 중국 어선 선원들에게 감금당했다가 10㎏들이 갈치 520상자와 현금 5만5천원 등을 빼앗겼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무허가 등 불법으로 조업하는 중국 어선일수록 검문 검색을 피하고자 흉기를 들고 저항한다"며 "중국 선원들이 생사를 걸고 저항할 때면 온몸이 오싹해지고 생명에 위협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