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시위다.
KIA 최희섭이 15일부터 포항에서 김상현, 나지완, 안치홍 등과 함께 하기로 했던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구단은 개인 사정이라고 밝혔는데, 확인 결과 연봉협상에 대한 서운함 때문이었다.
최희섭은 14일 협상 때 5억원을 요구했고, 구단은 3억5000만원을 제시했다. 구단은 3억5000만원은 출발점이고, 약간의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격차가 워낙 컸다. 그는 협상 직후 "쉽게는 넘어가지 않겠다"고 밝혀 파행을 예고했었다. 그에 대한 방법으로 15일 시작하는 훈련에 불참하기로 하고 황병일 수석코치에게 알렸다.
최희섭은 15일 훈련 불참과 관련해 "열심히 했고, 잘 했는데 연봉인상이 지난해 수준 회복이라는 데 대해 쉽게 납득할 수 없다"면서 "이번에는 끝까지 한번 가볼 생각이다. 부모님 등과도 상의를 해본 결과 이렇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부진하고 올해 연봉 협상할 때는 3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대폭 삭감을 했다. 올해는 좋은 성적을 내고 나름대로 기대가 높았는데, 지난해 수준 회복이라는 얘길 듣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합리하다고 느껴 가만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최희섭의 시위 기간은 일단 무기한이다. "2차협상은 없다. 구단에서 종전과 같은 내용을 들고 만나려고 해도 만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구단이 흡족한 카드를 꺼내지 않는 이상, 협상 테이블에 마주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동료 선수들과 훈련하는 대신 16일부터 지리산에 오른다. 냉전 시간을 벌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서다. "고향가서 농사지을 생각도 있다"고 말하는 걸 보면, 그 뜻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다.
KIA 김조호 단장은 이와 관련 "서로의 입장차가 커 냉각기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지금 그런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5억원은 나오지 않는다. 서로 대화를 해나가다보면 합리적인 선에서 절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단이 4억원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밝힌걸 보면, 4억원대 초중반에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최희섭은 자존심이 강하다. 그래서 이런 강수를 두고 있다. 단지 돈이 문제는 아닌 듯하다. 자존심의 문제다. 그 자존심 값을 KIA가 어떻게 읽느냐가 문제다.
한편 14일 최희섭에 이어 협상을 벌인 김상현은 올해 5200만원에서 400%(역대 최고 타이) 인상된 2억6000만원을 요구했고, 구단은 2억원을 제시했다. 100%정도의 차이지만, 금액 자체가 크지 않아 조만간 합의에 이를 확률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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