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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망으로 한을 풀었다"…김기덕, 주목할만한 시선 '그랑프리'



[Dispatch=칸(프랑스) | 특별취재팀] "프라이즈 오브 언 설튼 리가즈(Prize of Un Certain Regard)…아리랑, 김기덕(Arirang, Kim ki duck)"


김기덕 감독이 21일 오후 8시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제 64회 칸 영화제에서 열린 '주목할만한 부문' 시상식에서 영화 '아리랑'으로 수상을 영광을 안았다. 독일 안드레아스 드레센 감독의 '스톱트 온 트랙(Stopped On Track)'과 공동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김기덕 감독의 얼굴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하지만 곧 기쁨의 미소가 만면에 어렸다. 무대를 향하는 발걸음도 가벼웠다.


"영화를 봐주셨던 심사위원 분들에게 감사 드립니다. 감사의 표시로 영화 속에 나오는 노래인 '아리랑'을 부르겠습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오오오"


독특한 수상소감이었다. 드뷔시 극장 안은 금새 김기덕 감독의 한을 푸는 듯한 구슬프면서도 환희에 찬 '아리랑' 선율이 울려퍼졌다.




김기덕 감독의 수상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13일(현지시간) 오후 5시, 칸 드뷔시 극장에서 열린 '아리랑'(주목할만한 시선) 기자 시사회. 100분 간의 영화가 끝나자 관객은 일제히 기립했다. "김기덕"의 이름과 "브라보"를 연이어 외쳤다.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은 자전적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 영화에 대한 애정은 그대로지만 영화에서 멀어진 자신에 대한 넋두리를 풀어냈다. 각본, 연출, 주연, 녹음, 편집, 제작까지…. 1인 8역을 소화한 김 감독에게선 영화에 대한 갈구가 엿보였다.


칸 시사회장에서 만났던 베를린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파올로 베르톨린은 "영화에 대한 김기덕 감독의 애환이 느껴졌다"면서 "지난 3년간 영화계를 떠난 배경에 대해 알진 못한다.하지만 그가 얼마나 영화를 찍고 싶은지는 100% 이해간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김 감독은 폐막식에 하루 앞서 열린 '주목할만한 시선'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었다. 자신의 영화를 돌아보고, 인생이 무엇인지 되묻는 과정을 통해 영화에 대한 열망을 담아냈고, 그 부분이 관객들과 교감했고, 통한 셈이다.


"왜 지도를 걸어 놓냐고?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영화를 찍고 싶어. 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나라에서 그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어."


김기덕 감독의 바람은 단순했다.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것. 3년간의 공백을 딛고, 작품으로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으로 이루어낸 화려한 비상. 고통은 그를 성장시켰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영화에 대한 열망이 작품으로 승화되길 기대해 볼 시점이다.


한편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는 초청된 총 19편의 작품 중 한국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을 비롯해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 나홍진 감독의 '황해' 등 3편이 초청됐다. 이번 김기덕 감독의 수상으로 한국은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에 이어 2년 연속 이 부문 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