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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이 학력위조 처음엔 봐달라 할까 생각도

가수 인순이 서강대서 눈물의 특강…" 나를 있게한건 오기"

“12살 무렵인가. 미국으로 돌아간 아버지를, 그리고 나의 출생 배경을 이해하려고 애썼어요. 어머니와 동생을 내가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갖게 됐어요. 애늙은이처럼 별별 생각을 다하면서 자란 셈이죠.”

한순간 가수 인순이(50ㆍ본명 김인순)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기 시작했고, 전염되듯 400여명의 학생들의 눈에도 눈물이 어렸다.

5일 김씨의 특강이 열린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강당은 ‘인순이의 거위의 꿈-우리는 모두 꿈꾸는 자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강의 제목처럼 눈물 속에 꿈과 미래의 희망을 얘기하는 자리였다. ‘거위의 꿈’은 지난 달 김씨가 가수 생활 30년 만에 처음으로 가요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노래다.

그는 먼저 피부색만큼이나 남들과 달랐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눈물도 여러 차례 비쳤다. 김씨는 자신을 다잡은 것은 ‘오기’라 했다. ‘넌 안돼’라는 부정적인 한 마디가 오기를 발동시켰다 했다. 날이 시퍼렇게 선 칼을 들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텨서 여기까지 왔다 했다. 김씨는 “운명이라면 따라가리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내가 앞질러서 간 것 같다”며 “시련이 닥칠 때마다 ‘부딪쳐 보자’고 다짐하면서 스스로를 일으켜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께 불거져 나온 학력 위조 파문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가짜 학력 문제가 확산되자 ‘제발 나만은 비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며 “막상 기자에게 처음으로 전화가 오자 봐달라며 부탁할까도 생각했다”고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차피 내가 감당해야 할 잘못이니 솔직히 인정하고 이후 불어닥칠 ‘바람’을 그대로 맞자고 마음을 다잡았죠. 고등학교는 내가 나오고 싶었던 ‘꿈의 학교’였고 나는 중졸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불현듯 지난날의 고통이 떠오르는 듯 김씨는 다시 눈시울을 훔쳤다. 그는 “아직도 살아오면서 했던 거짓말이 너무나 많다”며 “언젠가 밝힐지 영원히 묻어둘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절대 말할 수 없다”고 울먹였다.

차별 섞인 시선을 극복하고 가요계 최정상에 우뚝 선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자신감이었다. 김씨는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지만 나는 지금도 내가 섹시하다고 생각한다”며 껄껄 웃어보이면서 “얼마 전엔 ‘원더걸스’도 제치고 1위까지 하지 않았나”라고 말해 환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고 두발자국쯤 뒤에서 돌아보면 ‘남들도 다 겪는 일이구나’ 하면서 위안을 얻게 된다”며 “눈물은 눈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자기 성찰의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그는 “맨 처음 들었을 때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라고 여겼다는 ‘거위의 꿈’을 눈물로 열창하면서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