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생활정보

대파 라면 먹으니 잠이 와요

“하나, 둘, 셋, 넷… 잠이 온다, 잠이 온다…”

아무리 주문을 외워도 소용이 없다. 침대에 눕기만 해도 잠이 쏟아지던 내가 벌써 며칠째 불면증에 시달리니, 환장할 노릇이다. 피곤해서 일찍 잠을 청하면 청할수록 점점 더 정신이 맑아지니 정말 고문이 따로 없다.

2시간 동안 뒤척거리다가 시계를 보고 다시 눈을 감아 잠을 청하지만 시계 초침 소리는 더 선명해지고 필름처럼 지난 일들이 떠올라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불면증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른다더니! 그렇게 밤새 불면증과 씨름을 한 다음날, 평소 음식 촬영을 위해 자주 보는 사진가를 만났다.

“선생님 얼굴이 영 안 좋아 보이는데 어디 불편하세요?” “그게 아니고 요즘 며칠째 잠이 안 와서 수면 부족이라 이 지경입니다.” “그랬구나. 아! 그런데 불면증에 좋은 묘약이 있긴 한데…”

“하하!” 머쓱하게 한번 씩 웃은 그가 내놓은 처방은 이랬다. “저도 아는 선배의 말 듣고 속는 셈치고 해 본건데 나름 효과가 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불면증에는 대파가 그렇게 좋다네요.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많이 썼다나. 아무튼 대파를 푹 삶아 먹으라기에 그것만 먹긴 그렇고 해서 라면에 팍팍 넣어 먹었더니 좋던데요.”

“정말요?” 반가운 척했지만 불면증의 묘약이 라면에 넣은 대파라니,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이것저것 가릴 때도 아니었다.

비몽사몽 일을 끝내고 귀가한 나는 늦은 저녁 라면에 대파 송송 썰어 넣고 한약 달이듯이 정성스레 푹 고아(?) 먹고는 성스러운 의식이라도 치르는 듯 깊은 숙면을 기대하며 조심스럽게 침대에 누웠다.

대파에는 알리닌이란 성분이 들어있어 비타민 B1을 활성화시킨다. 그리고 비타민 A와 C, 철분 등의 무기질 함량이 풍부해 예부터 자양강장 효과에 뛰어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대파는 우리 몸의 부족한 기를 채워주며 속을 편안하게 해주고 스트레스에 의한 소화불량, 구토에 도움이 된다. 또한 심한 스트레스로 신경이 예민할 때 대파를 끓인 음식으로 몸의 기운을 따뜻하게 하면 신경을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정말 불면증에는 도움이 되더냐고? 라면 혐오증이 없다면 직접 시험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