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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CTV가 산불 방화범 '봉대산 불다람쥐' 잡았다>

울산경찰이 16년간 연쇄 산불 방화를 벌였던 일명 '봉대산 불다람쥐'를 잡는 데 CC(폐쇄회로)TV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25일 지난 10여년 동안 울산 동구의 봉대산과 마골산 일대에서 연쇄적으로 산불을 낸 혐의(방화)로 대기업 직원 김모(5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1995년부터 최근까지 동구 봉대산과 마골산, 염포산 일대에 산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해마다 봉대산 일대의 잦은 산불로 산림 소실은 물론 사회불안마저 일으키자 2009년 11월 울산시는 기존의 포상금 1억원을 3억원으로 올리면서까지 '봉대산 불다람쥐'를 붙잡으려 안간힘을 썼다.

관할 구청인 울산 동구는 종적을 감춘 방화범을 검거하려고 범구민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를 잡기까지 과정은 그야말로 길었다. 경찰은 방화로 인한 산불이 끊이지 않자 지난해 10월 형사 5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했다.

경찰은 전담팀 말고도 형사 12명까지 합쳐 출퇴근 시간에 봉대산 일대에서 잠복근무를 했고, 눈이 빠질 정도로 CCTV를 들여다봤다.

동구가 방화범을 잡고자 설치한 CCTV가 경찰에는 일종의 신무기였다. 지난해 예산 1억6천300만원의 예산으로 봉대산과 마골산, 염포산 일대 10곳에 11대의 산불 감시용과 방범용 카메라가 깔렸다. 여기에 더해 고화질의 줌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 파노라마 카메라 등 최첨단 장비를 동원한 무인감시시스템의 산불종합상황실이 새로 마련됐기 때문이다.

경찰이 결정적인 증거는 잡은 것은 이 CCTV를 통해서다. 지난 13일 오후 7시 봉대산과 맞닿은 마골산에서 산불이 났을 때 2개의 CCTV에 김씨가 찍힌 것.

CCTV 영상에는 산불 발생 시각 직후 마골산에서 아파트 단지로 향하는 김씨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이 영상을 토대로 마골산 주변 10여개 아파트 단지의 엘리베이터 입구와 내부에 부착된 모든 CCTV를 샅샅이 뒤져 김씨의 얼굴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또 지난 1년간 산불 발생 시각 전후로 봉대산 인근 기지국을 거친 휴대전화 통화내역 2만건을 집중분석했다. 통화 횟수가 잦았던 30명을 압축해 추려내자 그 가운데 김씨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찍힌 김씨의 특이점을 알아내고 특정한 뒤 그것을 토대로 각 CCTV에 찍힌 김씨의 모습을 이어붙여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