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아버지 앞에서 뛰어 설렜습니다."
김귀현(21 · 벨레스 사르스필드). 낯선 이름이다. 전남 신안군 임자도 출신으로 중학생 시절이던 2005년 아르헨티나로 축구 유학을 떠났으니 낯선 이름일 수밖에 없다.
사실 김귀현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축구 유학이라기보다 그저 축구를 하기 위해 떠났다. 김귀현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 축구를 하고 싶어도 형편이 허락하지 않았다. 2002년 돈이 없어도 축구를 할 수 있는 경상남도 남해 축구클럽에 들어갔지만 2004년 해체됐다. 축구를 그만 둘 위기에 놓였지만 아르만도 감독이 김귀현을 아르헨티나로 데려갔다.
아르헨티나에 있으면서 김귀현의 마음 한 구석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원하는 축구는 맘껏 할 수 있었지만 암자도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면 눈물만 흘렀다. 게다가 아버지 김직씨가 폐질환으로 시한부 삶을 선고 받으면서 김귀현에게는 "부모님 앞에서 경기를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생겼다.
기회는 왔다.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1부리그 벨레스와 프로 계약을 맺었고 올림픽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부름도 받았다. 그리고 3월27일 울산문수경기장. 김귀현은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산소호흡기에 의지하고 암자도를 떠나 경기장까지 온 아버지와 어머니 앞에서였다.
김귀현은 경기 후 "고향에서 태극마크를 달게 돼 기쁘다"면서 "아버지가 그 자리에서 보실 줄 몰랐다. 처음으로 아버지 앞에서 뛰어 설렜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 계속 대표팀에 뽑혀서 자주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가 아버지께 인사를 전했다.
믹스트존에서의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김귀현은 주차장으로 내달렸다. 힘든 몸을 이끌고 경기장에 오신 부모님을 뵙기 위해서였다. 주차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어머니는 그저 눈물만 흘렸고 침대에 누워있는 아버지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김귀현도 아버지의 손을 꼭 잡은 채 애써 눈물을 삼켰다.
김귀현은 중국전에서 51분을 소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후반 6분 다리 경련으로 교체될 때까지 '홍명보호'의 공수를 조율했다. 장시간 비행 탓에 다리에 쥐가 났고, 첫 대표팀 합류라 아직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무난한 데뷔전이었다.
홍명보 감독도 "같이 했던 시간이 많지 않아서 우리가 원하는 팀플레이에서는 조금 부족했지만 가지고 있는 테크닉은 잘 발휘했다"면서 "무엇보다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아르헨티나에서 경기가 끝나고 24시간을 비행해서 최선을 다했다. 김귀현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김귀현은 5일 간의 행복한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금 아르헨티나로 향한다. 김귀현의 꿈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같은 빅리그에서 뛰는 것.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에서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김귀현은 "이제 아르헨티나로 가서 소속팀에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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