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이 새로 선보이는 영화는 '즐거운 인생'.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등의 중견배우에 신예 장근석을 캐스팅해 찍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라디오 스타'와 닮은 꼴이고 연속성을 갖춘 작품이다. 보고 있자면 마음 한 구석이 뭉클해져 눈물이 찔끔 나오고, 우리 삶이 그대로 묻어나는 스크린 속 배우들 모습에 실소가 피식 터진다. "의도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웃음이 좋은 거다. 내가 만든 영화에서 연기자가 웃기는 건 없다. 삶의 아이러니가 웃음을 만들 뿐"이라는 게 감독의 친절한 설명이다.
"이번 영화로 누가 스타가 될 것 같냐"고 물었다. "남자 관객에게는 김상호, 여자 관객이라면 누구나 장근석을 좋아할 것"이라는 대답이 백보드에 던진 농구공마냥 바로 돌아왔다. 김상호라면, '범죄의 재구성'에서 휘발유를 연기했던 그 중견배우고, 장근석은 이제 갓 20살 성인식을 치른 청춘이다. '왜 장근석이냐'고 다시 물었다.
"기존 3명 배우(정진영 김윤석 김상호)와는 너무나 이질적인 인물이에요. 극중에서도 자식 뻘이고. 장근석은 이제 막 꽃봉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한거죠. 그런데 이 배우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제 몫을 다했어요. 결국 세대차이의 벽을 허물어버렸고 관객 앞에 하나로 보여진 겁니다. 그거 말고도 칭찬해줄 말은 많아요. 피부에 잡티 하나 없더군요"
이 감독의 기존 작에서 깜짝 스타로 성공한 대표적 배우는 이준기다. 드라마 '마이 걸'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그는 '왕의 남자' 여장광대 공길 역으로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됐다. '왕의 남자'는 천만관객을 넘어서는 대성공을 거뒀고 데뷔작 '발레교습소'에서 그다지 드러나지않는 조연으로 만족해야했던 신인 배우는 두 번째 출연작으로 성공 가도에 들어섰다.
이 감독이 발탁한 두 남자 신인의 공통점? 여장이 기가 막힐 정도로 잘 어울린다는 사실이다. 이준기는 '왕의 남자'에서 선배 광대(감우성)와 왕(정진영)의 마음을 녹여보리는 미모(?)를 한껏 과시한 바 있다. 그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에 한동안 고전도 했지만 최근 영화 '화려한 휴가'와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을 통해 싹둑 짧게 깎은 헤어스타일로 변신을 했다.
장근석은 요즘 인터넷 상에 떠도는 여장 사진 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재용이의 더 순결한 19'가 여장을 해도 예쁜 남자로 뽑았을 정도로 화사한 미모다. 예전 한 시트콤에서 한예슬을 따라 여자로 꾸몄던 모습을 담은 사진인데 네티즌들은 오똑한 콧날과 미끈한 몸매, 깊은 눈빛이 한예슬보다 낫다는 평가를 내릴 정도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이준기와 장근석은 많이 다르다"고 한 마디로 딱 잘랐다. "이준기는 그 당시('왕의 남자' 촬영) 말 그대로 신인이었고 자기가 뭘하고 있는지 조차 잘 모르는 상황에서 온 몸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비해 장근석은 아역으로 출발,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준비된 배우였고 자신이 이번 영화에서 뭘 더 배워야할 지를 알고 왔다"고 했다.
'라디오 스타'와 '즐거운 인생'에는 공연이
있고 많은 노래가 흘러 나온다. 이 역시도 이 감독이 얘기하는 두 작품의 지속성이다. 특히 삶의 목표를 잃었고 삶에서 낙오해가는 40대 가장들의 대학시절 밴드 부활을 다룬 '즐거운 인생'은 공연 장면의 비중이 컸다. 동네 아저씨 그룹 '활화산'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게 장근석의 역할이었고 그는 마음껏 목소리를 높여 밴드를 이끌었다.
"녹음실에서 어떤 가공도 하지않은 장근석의 노래, 그대로에요. 다들 진짜로 장근석이 부른 게 맞냐고 묻던데 목소리 들어보시면 아시잖아요? 감독인 나도 놀랐습니다. 노래 부를 때 표정이나 각도가 너무 완벽했어요. 한 두 테이크에 다 OK를 냈습니다. 얼마전 장근석과 함께 여성지 인터뷰를 했는데 여기자들이 장근석에게만 질문하고 나한테는 눈길 한번 안줍디다.(웃음)"
이 감독이 밝히는 록커 장근석의 장점은 중저음의 인상깊은 보이스 컬러와 타고난 무대 액션이다. "일반 가수들도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공연할라치면 안무가 등의 가르침 속에 많은 훈련을 거듭해야 되는데 영화 속 공연 장면에서 쉽게 해치우더라"는 감탄이다.
배우를 캐스팅할 때 배우의 눈을 본다는 이 감독. "장근석은 굉장히 총명한 눈빛을 보여줬는데 같이 생활해보니 현명함까지 갖췄더라"고 했다. 이준기와 장근석, 그의 영화에는 꽃미남만 있고 꽃미녀를 찾기 힘들다고 지적하자 "어, 그렇네"라며 머리를 긁적이는 것으로 인터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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