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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진, “음치탈출 비법? 자주 들으세요”



[OSEN=조경이 기자] 8월의 마지막 주. 비가 내렸다 그쳤다 반복하기를 계속. 이런 날 밖으로 누군가를 만나러 나간다는 것은 참 비처럼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가수 장혜진(39)이다. 고교시절 장혜진의 노래를 들으면서 많은 밤을 지샜다. 특히 ‘키 작은 하늘’을 유독 좋아해 노래방에만 가면 ‘무거워진 발걸음이 힘에 겨워 회색 빛 하늘만 바라보았어… 키 작은 하늘엔 잿빛구름 비라도 내릴 듯 해’를 내내 불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서울 도산공원으로 향하는데 비는 오락가락하고 우산은 접었다 폈다를 반복했지만 입으로는 내내 ‘키 작은 하늘’을 흥얼거리고 있었다. 어느새 그 노래를 불렀던 주인공 가수 장혜진 앞에 섰다.

-스페셜 Power 앨범 타이틀 곡 ‘가라 사랑아’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댄스 가수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빠른 음악들은 그 동안도 해왔고 좋은 음악들도 있었는데 대중들은 타이틀곡 하나만 듣고 부르니까 그 동안 장혜진이란 가수가 댄스를 포함한 다양한 장르를 했다는 것을 모르신다. 그래서 스페셜 앨범을 따로 만들어서 댄스곡이나 빠른 템포의 곡을 선보인 것이다. 장혜진에게는 다른 모습들도 있다. 발라드만이 장혜진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 모습을 모여주고 싶었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이런 앨범을 한번 해보자라고 결심해서 도전했다. 실험정신을 갖고 시도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고 이번 앨범이 나오게 됐다.

-앨범 소개를 구체적으로 해달라.

▲스페셜 앨범이다. 그 동안 해왔던 장혜진의 앨범이 아닌 외도 앨범. 10곡이 들어있는데 그 중에 8곡이 빠른 곡이다. 나머지 2곡은 발라드 곡이다. 발라드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사랑해 주고 있다. 빠른 템포의 댄스 곡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발라드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고 가을부터는 경희대 포스트모던학과로 출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들에게 특별히 강조해서 가르치는 것은 무엇인가?

▲노래만 가르치지 않는다. 인격적인 소양을 강조한다. 가수를 하든 뮤지컬 무대에 서든 무엇을 하든지 간에 일단은 프로 정신으로 어떤 일이 주어지든지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노래를 가르칠 때는 모창을 많이 가르친다. 하지만 모창을 하면서도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면서 연습하도록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에 대해서 잘 알고 자신만의 목소리 색깔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말 귀 기울여서 잘 들어야 노래를 잘 할 수 있다.

-음치탈출비법이 있다면 기자에게도 한 수 가르쳐 달라.

▲음치인 이유 중 하나는 어려서부터 음악을 많이 듣고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래를 잘 하는 사람들은 음악을 많이 듣고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음치는 음을 들을 때의 기억능력이 노래를 잘하는 사람의 기억능력보다 떨어진다. 귀는 음을 듣고 있는데 음치는 그것을 기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귀 기울여서 많이 듣고, 내 소리를 들어서 그 음과 맞게 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 해야 한다. 정말 잘 듣고 똑같이 할 수 있도록 하면 음치에서 탈출 할 수 있다. 요즘은 노래 못하는 사람이 진짜 거의 없다. 노래를 잘 하는 이유가 요즘 친구들은 많이 듣고 많이 부르고 하기 때문이다. 음악을 많이 듣는 환경에서 자라서 그렇다. 노래방 문화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1991년 1집 앨범 ‘꿈속에선 언제나’로 연예계 데뷔를 했다. 그 후 16년 동안 가수로 활동했다. 힘들었던 순간들은 없었는가?

▲음악을 하고 있다는 자체로 너무 행복하다. 음악을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한 후회가 없다. 한번도 ‘내가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그런 의구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인데 긴 시간 동안 앨범을 만들 수 있고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무엇보다 대중들한테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 1991년에 1집 앨범이 나왔을 때 LP판을 끌어안고 잤을 정도로 그 앨범은 나에게 죽을 때까지 평생 기념이 될만한 앨범이다. 당시는 1집 앨범 이후에 다음 앨범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기념앨범이고 평생 내가 간직해야 될 앨범이라고만 생각했다. 2,3집 지금의 스페셜 앨범까지 나올 것이라고 상상도 못해봤다. 이렇게 앨범을 계속 낼 수 있고 활동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장혜진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음악은 인생 그 자체인 것 같다.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유학을 가기 전에 6집 앨범이 마지막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전 마지막 공연에서 펑펑 울었다. 밖에는 천둥번개가 치고 한강물이 넘쳤다. 비가 굉장히 많이 내렸다. ‘내가 음악을 그만두는 것을 하늘이 다 알고 슬퍼서 비가 오는구나’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1994년 어느 늦은 밤’이란 노래를 부르면서 다음 가사를 못 이어갈 정도로 펑펑 울고 객석도 눈물 바다가 됐다. 6집 앨범이 마지막 앨범이 될 것 같아서 그 앨범을 ‘It’s My Life’라고 했다. 감회가 정말 새롭다. 그 무대가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유학을 다녀왔고 이렇게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 다시 태어나서 사는 것 같다.

-음악 팬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타이틀 곡 하나만 알고 나머지는 어떤 곡들이 있는지 모르고 타이틀만 듣는다. 음반시장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더욱 심해진 것이 그 부분이다. 음악 사이트들을 막 다니면서 타이틀 하나만 딱 듣는다. 타이틀 곡 외에 좋은 곡들이 한 앨범에 많이 있는데 들어주지 않아 너무 안타깝고 아쉽다. 한곡 한곡 다 타이틀을 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타이틀 곡을 정하는 것이다. 좋은 나머지 곡들이 사장된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