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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테러로 눈 먼 30대 여성에게 법원은…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황산 테러를 당해 눈이 멀어 버린 30대 이란 여성에게 현지 법원이 말 그대로 ‘눈에는 눈’의 복수를 허가했다. 전 남자친구의 눈에 황산을 들이부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란 법원은 13일 황산 테러 피해자인 아메네 바라미(32)에게 이러한 권리를 부여한다고 판결했다. 집행일은 14일이다. 아메네는 복수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중세 시대의 정의 관념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이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04년. 당시 27세이던 마지드 모바헤디는 아메네 바라미에게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뒤 한 버스 정류장에서 그녀의 얼굴을 향해 황산을 들어부었다. 그녀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수개월 동안 19회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눈이 멀었고 얼굴도 흉하게 일그러졌다.

처음에 법원은 아메네에게 1만9000파운드(34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마지드를 교도소에 집어넣었다. 그러나 아메네가 원한 것은 돈이 아니었다.

아메네는 법원에 6년 이상 자신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고통을 가해자에게도 똑같이 겪게 해줄 것을 탄원했고, 법원은 13일 이를 받아들였다.

아메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드의 어머니가 우리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와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그래 주면 평생을 나를 위해 일하게 해준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고 했다.

판결 직후부터 아메네는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경찰이 혼자 거리에 나다니지 말라고 조언했다. 부모님도 두려워하신다. 사람들은 판결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형 집행은 14일 정오 이란의 테헤란병원에서 이뤄진다. 아메네는 침상에 누운 아지드의 양쪽 눈에 각각 20방울씩의 황산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번 형벌은 법원이 아메네에게 ‘의무’가 아닌 ‘권리’ 차원에서 부여한 것이기 때문에, 아메네가 마음을 바꾼다면 형은 집행되지 않는다.

하지만 아메네는 13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주 행복합니다. 6년 만에야 마침내 정의를 얻었거든요. 그러나 우리는 모두 엄청난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둘 다 패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