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에서 대무신왕 무휼 역을 맡은 송일국[사진=맥] |
[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KBS2 수목드라마 '바람의 나라'가 또 다시 기존 사극의 차용이란 누를 범했다.
'바람의 나라'는 24일 방송분에서 과거 MBC 화제의 사극 '대장금'의 극 초반에 활용했던 차자법을 그대로 빌려썼다. 한자의 일부분을 서로 조합해 암호처럼 사용한 것이 차자법. 극의 재미를 위해 사극에서 널리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날 방송분에서 '바람의 나라'는 무휼(송일국 분)의 입을 빌어 "입에 발 달린 자, 눈에 발 달린 자, 관에 발 달린 자'라는 암호를 풀어낸다. 입구와 눈목, 벼슬관에 다리가 달린 차자 지패혈(只貝穴)로, 대소왕이 이끄는 부여군이 지패혈에서 모여 전쟁을 치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폐혈은 황룡군의 근거지다.
이와 같은 방법은 사극을 전개하는 데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간히 활용하는 것으로서, 한자에 대한 관심이 적은 현대에 보기 드문 암호법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내러티브 기법이다.
하지만 이미 다양한 사극에서 써먹은 기법인데도 불구하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요즘 드라마에서 아직도 이런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다소 구태의연한 측면이 있다.
화제의 드라마 '주몽'과 유사하다는 오명을 얻고 있는 '바람의 나라'가 회를 거듭할수록 신선함을 더해 가도 시원찮은 판국에 아직도 구식 극 전개 방식을 동원하는 것이 안타깝다.
10일 첫방송을 내보낸 ‘바람의 나라’는 중국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완성한 대규모 전투 장면과 제가회의 군사들에 맞선 국내성 근위대의 싸움 등 스펙터클한 장면이 펼쳐져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800마리의 말과 5000명의 보조출연자가 투입됐고, 3개월에 걸쳐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진행했다는 이 장면은 과거 '해신'과 '주몽'의 전투 장면과 비교해 특별하지 않아 드라마 제목을 '바람의 주몽'이나 '주몽의 나라'라고 해야 된다는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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