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인상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미얀마 민중의 대규모 시위가 11일째 이어지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매듭지어질지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군사정권의 시위대 요구 수용, 군사정권 내부 분열, 군사정권의 퇴진, 1988년 ‘랑군의 봄’과 같은 대규모 유혈사태 등의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미얀마 사태는 1998년 인도네시아 약탈 사태와 비슷한 전개과정을 보여 주목된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27일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 국가평화개발평의회(SPDC)가 공공연히 수하르토 정권에 대한 찬사를 보내왔던 만큼, 당시 수하르토 정권의 붕괴 과정은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식민지지배뒤 군사정권 유사
유가인상-시위촉발도 비슷
미얀마는 중산층 형성안돼
수하르토 전철 안밟을수도
■ ‘닮은꼴’ 두 나라=미얀마와 인도네시아의 군사정권은 태생부터 닮았다. 두 나라 모두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식민지배에서 벗어났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로 구성된 까닭에 건국 초기부터 분리주의 운동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 과정에서 나라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군부가 유력한 정치세력으로 떠올랐다. 군부는 정치와 경제의 모든 분야에 깊게 관여하며 나라를 장악해 갔다. 두 나라 군부의 수장이었던 수하르토 대통령과 네윈 장군은 모두 일본 점령 당시 일본의 준군사조직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으며, 이를 통해 군부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점 또한 공통적이다.
군사정권을 위협하는 시위가 유가 인상에서 촉발됐다는 점까지 비슷하다. 인도네시아 군부는 97년 금융위기에 따른 물가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98년 5월 기초 생필품인 기름의 가격을 한꺼번에 70%나 올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부패한 독재정권의 종식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면서, 결국 수하르토 정권의 몰락을 가져왔다.
■ 잃을 것 없는 미얀마 군부=그렇지만 미얀마 군부가 민주화 시위에 쉽게 무릎을 꿇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미얀마 군부는 인도네시아 군부와는 사뭇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수하르토 정권이 냉전체제에 편승해 미국 등 서방 국가들로부터 원조와 투자를 이끌어내며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반면, 네윈 정권은 ‘버마식 사회주의’ 노선을 내걸고 고립주의를 택했다.
인도네시아 수하르토는 승진과 경제적 이권 배분을 통해 군부의 충성심을 얻어내고 사이비 정당 등을 통해 정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경제성장과 함께 부유한 신흥계급이 등장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이 신흥계급이 수하르토에게 등을 돌리면서 군사정권이 무너졌다. 그 과정에선 인도네시아 군부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미국의 태도 변화도 큰 몫을 했다.
반면, 고립정책을 취해온 미얀마에는 이런 중산층이 형성되지 않았다. 오랜 고립에 익숙해진 미얀마가 국제적 제재에 얼마나 흔들릴지도 의문이다. 미얀마 군부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외부 세력 또한 분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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