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ㆍ사기 혐의' 이성진, 징역 1년6개월 실형 선고

재판부, 사기건 3건 모두 '기망행위 인정'… 일주일 내 변제할 것

사기와 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그룹 NRG 출신 방송인 이성진(34)이 징역 1년 6개월 실형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이성진의 선고공판은 9일 오후 1시 50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 404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성진은 피해자 3명을 상대로 자신이 돈을 갚을 능력이 있다고 속인 뒤 도박 자금 2억 4,000여만원을 빌리고 탕진한 혐의(사기, 도박)를 받고 있다.

형사3단독 장성관 판사는 이날 이성진의 사기 혐의에 선고 초점을 맞췄다. 장 판사는 "피고인의 선고 판결은 피고인이 피해자 3명에게 기망 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게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장 판사는 피해자 3명이 이성진에게 도박 자금을 건네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장 판사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자신이 충분히 돈을 갚을 수 있는 것처럼 포장했다"며 "실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장 판사는 "도박자금으로 탕진할 것을 알면서도 돈을 빌려준 속칭 고소인들을 보호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 판사는 "앞서 2건의 대법원 판례를 볼 때 돈을 빌려준 사람이 도박 자금인 줄 알고 있었더라도 돈을 빌린 사람이 자신의 변제 능력에 대해 기망 행위를 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밝혔다.

이성진은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법정에서 구속되지는 않았다. 장 판사는 "항소심까지 돈을 갚을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겠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성진은 현재 빌려서 가로챈 2억 4,000여만원 중 1,100만원을 갚은 상태다. 나머지 금액은 변제하지 않았다. 장 판사는 "일주일 내에 백방으로 노력해 빌린 돈을 갚도록 해보라"고 당부했다. 이성진은 이날 선고 판결에 불복할 시 오는 16일까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이성진은 5월 2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3년을 구형 받았다.

이성진은 지난 2008년 6월부터 필리핀 마닐라, 중국 마카오, 강원도 정선 등 카지노에서 각각 피해자 오모씨, 문모씨, 곽모씨에게 총 2억 3,300만원을 빌린 뒤 이를 바카라 도박으로 날린 혐의로 피소됐다.